중고차 구매 후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3가지

 큰맘 먹고 첫차를 중고로 구매한 날, 차 키를 받아 들었을 때의 설렘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며칠 차를 몰다 보면 마음 한구석에 스멀스멀 불안감이 피어오릅니다. '혹시 내가 딜러한테 속아서 고장 난 차를 산 건 아닐까?',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차가 멈추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이죠.

저 역시 처음 중고차를 샀을 때, 번쩍이는 외관만 보고 덥석 계약을 했다가 나중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생돈을 날렸던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발급하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라는 서류가 있긴 하지만, 사람이 하는 검사이다 보니 종종 놓치는 부분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차를 인수한 직후에는 운전자가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내 차 만들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오늘은 중고차를 인수한 후 억울한 수리비를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핵심 3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모든 오일류(케미컬) 상태 점검과 '영점 맞추기'

중고차 딜러들은 차를 팔기 전에 광택을 내고 실내 세차를 깔끔하게 해 두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엔진오일이나 미션오일까지 전부 새것으로 갈아두는 경우는 드뭅니다. 전 차주가 차를 팔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소모품 관리에 소홀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차를 가져오면 가장 먼저 보닛을 열고 엔진오일과 브레이크 오일, 냉각수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엔진오일 게이지(노란색 고리)를 뽑아 흰 휴지에 닦았을 때 탁한 찌꺼기가 묻어나오거나 심하게 까만색이라면 즉시 교체해야 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차를 인수한 날, 가까운 정비소에 들러 엔진오일과 필터류를 싹 갈아버리는 것입니다. 이를 중고차 시장에서는 '영점 맞추기'라고 부릅니다. 이전에 언제 오일을 갈았는지 찝찝해할 필요 없이, 오늘부터 내가 달리는 거리를 기준으로 새로운 관리 주기를 시작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2. 생명과 직결된 하체 점검: 타이어 제조일자와 브레이크

중고차를 살 때 엔진 소리만 듣고 타이어와 브레이크는 대충 눈으로만 훑고 넘기는 초보 운전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당장 도로를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 소모품입니다.

타이어는 홈(트레드)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일자'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타이어 옆면을 보면 'DOT'라는 글자 뒤에 네 자리 숫자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4220'이라고 적혀 있다면 2020년 42번째 주에 생산된 타이어라는 뜻입니다. 고무 특성상 홈이 많이 남아있더라도 생산된 지 4~5년이 지났다면 딱딱하게 굳어(경화) 제동력을 잃고 찢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런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면 안전을 위해 과감하게 4짝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브레이크 역시 지난 7편에서 다룬 것처럼 페달을 밟았을 때 쇳소리가 나거나 밀리는 느낌이 든다면 패드 교체를 서둘러야 합니다.

3. 실내 모든 버튼 누르기 및 에어컨/히터 풀가동 테스트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굵직한 부품은 중고차 성능보증보험으로 처리하기 수월하지만, 실내 전자기기 고장은 보증 범위에서 제외되거나 전 차주와의 실랑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에 타면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의 창문을 끝까지 내렸다가 올려보세요. 유리가 올라가다 중간에 멈추거나 '끼기긱' 하는 모터 소음이 심하다면 유리창 모터(유리기어)가 고장 난 것입니다. 또한, 한여름에 차를 샀더라도 히터를 최고 온도로 틀어보고, 한겨울에 샀더라도 에어컨을 최저 온도로 틀어봐야 합니다. 냄새가 나는 것은 필터를 갈면 되지만, 찬 바람이나 뜨거운 바람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면 에어컨 콤프레셔나 히터 코어 등 수십만 원이 드는 고장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선루프, 사이드미러 접이 버튼, 와이퍼, 열선 시트(엉따) 등 차 안에 달린 모든 버튼을 한 번씩 꾹꾹 눌러 작동 여부를 확인하세요.

[전문가 팁] 성능보증보험, 한 달(2,000km) 안에 승부 보기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차를 구입했다면 법적으로 '인수일로부터 30일 또는 주행거리 2,000km 이내(둘 중 먼저 도래하는 기준)'에 엔진, 미션 등 주요 부품 고장에 대해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초보 운전자들은 차가 고장 날까 봐 아껴 탄다며 보증 기간 동안 주차장에만 모셔두는 실수를 범합니다. 절대 그러시면 안 됩니다. 보증 기간 한 달 동안은 차를 가혹할 정도로 매일 타보고, 방지턱도 넘어보고, 고속도로도 달려보면서 차에 숨겨진 문제점이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합니다. 만약 엔진오일 누유나 미션 튕김 현상을 발견했다면 지체 없이 성능기록부에 적힌 보증 보험사로 연락해 무상 수리 권리를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핵심 요약]

  • 중고차 인수 직후, 엔진오일 등 케미컬류를 한 번에 싹 교체하여 나만의 관리 주기(영점)를 세팅하는 것이 좋습니다.

  • 타이어는 마모도뿐만 아니라 옆면의 DOT(제조일자)를 확인해 4~5년 이상 지난 오래된 타이어라면 즉시 교체해야 합니다.

  • 차 안에 있는 모든 창문과 버튼, 에어컨, 히터를 가동해 보고, 보증 기간(30일/2,000km) 내에 이상을 발견하면 즉각 수리를 요구하세요.

[다음 편 예고] 

중고차 꼼꼼하게 점검하고 내 차로 만들었다면, 이제 신나게 드라이브를 떠날 시간입니다. 다음 13편에서는 주말 여행이나 명절 고향 방문을 앞두고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서는 아찔한 상황을 막아줄 '장거리 운전 전 필수 체크리스트 5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소통을 위한 질문] 

여러분은 중고차를 구매하고 나서 뒤늦게 발견한 고장이나 문제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댓글로 여러분만의 경험담을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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